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 참패한 이유

박태환 승인 2021.04.09 01:07 | 최종 수정 2021.04.11 10:49 의견 0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했다. 그 원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관되게 ‘무엇’ 때문에 졌다는 소리는 찾을 수 없었다. 저마다 자기 입장에서 판단을 늘어놓고 있었다.

민주당소속 김해영 의원은 ‘조국과 추미애’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에 진중권 전 교수(이하, 진중권)는 ‘김어준’ 때문에 졌다고 한다.

김해영 의원은 ‘미스터 쓴소리’를 듣는다고 하는데, 입을 조심하는 게 좋겠다. ‘금태섭’ 냄새를 풍긴다. 평소 잘 알지 못해 구글로 검색을 해보니 이런 게 나와 있었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부산시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튜브 채널인 <욕받이>에 출연하고 있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참패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는다. 첫째, ‘여론전’에서 졌다는 것과 진중권의 주장처럼 ‘김어준’ 때문이라고 본다.

첫째, 조선일보의 승리이다. 보수언론의 ‘문재인 대통령 헐뜯기’가 국민에게 먹혔다는 것이다. 그들은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훼방을 놓았다.

예컨대, 세계가 인정하는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는 국가 채무만 잔뜩 늘어나게 했다고 비방한다. 실상은 인구대비 미·일의 100분의 1도 투입하지 않고 성공적인 방역을 이끌었는 데도 말이다. 부동산 문제에서는 국민 세금만 잔뜩 늘어나게 했다고 비방한다. 투기꾼을 겨냥했을 뿐, 단 한 채를 가진 서민 보호에는 신중을 기했는데도 말이다.

둘째,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이하, 박영선)가 지나치게 ‘생태탕’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박영선은 오세훈 후보(이하, 오세훈)가 “내곡동 처가땅 측량일에 갔다”는 것에 모든 선거 역량을 집중하는 미스를 범했다.

진중권은 이를 ‘음모’라고 일축하며 오세훈을 두둔하고 있으나, 오세훈이 처가땅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박영선의 주장은 사실로 보인다. 그리고 국민 대다수가 이미 ‘오세훈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박영선은 많은 국민이 주시하는 TV토론회에서 오로지 오세훈의 거짓말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는 데도 심하다할 정도로 오세훈을 공격하고 있었다. 심지어 박영선은 수시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 ‘페라가모’ ‘생태탕’ 운운하며 오세훈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에 대해 김어준과 함께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비단 박영선뿐만 아니라 고민정 등 주요 참모들까지 김어준과 함께 오세훈의 거짓말을 낄낄 즐기는 우를 범했다.

나는 이 두 가지가 이번 4·7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주요 원인으로 판단한다. 서울시장 선거는 전국 판세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보수언론의 집요한 흠집내기와 오세훈의 거짓말만 드러내면 곧 승리할 것이라는 단순한 김어준 따위에 의존한 게 결정적 패착이라는 것이다.

김해영의 주장처럼 조국과 추미애 때문에 선거에 졌다는 말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들은 검찰 개혁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이다. 그리고 검찰개혁은 아직 미완성이다. 검찰이 줄기차게 김학의 출금 사건에 집착하는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김해영은 여당의원 신분임에도 자의든 아니든 검찰개혁을 훼방 놓는 망언을 늘어놓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는 단 1년짜리 임기에 불과하다. 결과에 지나치게 희비가 엇갈릴 필요는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을 잘 추슬러서 개혁에 매진하며 차기 대선에 대비하는 것이 옳다. 동아일보 김순덕은 ‘민주당은 文대통령과 결별하라’며 신이 나 있던데, 조선을 비롯한 보수언론의 공작에 휘말려서는 안된다.

박영선은 ‘오세훈의 거짓말’에 분노하지 않는 민심이 야속할 것이다. 특히 강남 압구정동에서는 93% 가까이 오세훈에게 몰표를 던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분노를 애써 참으며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수긍한 태도는 옳았다. 불과 1년 후 재선거에서는 이들 투기꾼과 일반 서민을 분리해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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