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정원장의 만남

박태환 승인 2021.09.12 11:34 | 최종 수정 2021.09.13 00:42 의견 0

<뉴스버스>는 조성은 씨로부터 ‘고발 사주’ 제보를 받은 날짜가 7월 21일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첫 보도가 나온 시점이 9월 2일이다.

그 사이 조성은 씨는 8월 11일 박지원 국정원장과 점심 식사를 했다.

윤석열 후보 측은 이를 근거로 ‘정치 공작’이라고 역공에 나섰다. 윤 후보는 직접 “박지원 국정원장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은 씨는 “박지원 국정원장이 윤석열 후보와 친하기 때문에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박지원 국정원장은 “정치 이야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조성은 씨의 ‘고발 사주’ 제보가 정치 공작이 되려면, 윤석열 후보를 ‘허위 사실’로 음해하여야 정치 공작이 된다.

조성은 씨는 ‘손준성 보냄’이란 텔레그램 메신저를 근거로 <뉴스버스>에 제보를 했다. 대검이 감찰에 착수하자, 원본 파일을 대검 감찰부에 제출을 했다.

대검 감찰결과, 윤석열 후보 측의 주장과 달리 ‘손준성 보냄’ 메신저는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성은 씨는 '손준성'이 검사 이름인줄 몰랐고, 김웅 의원의 보좌관으로 알았기에 '손준성 보냄' 표기를 조작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보냈으며, 김웅 의원은 고발장을 조성은 씨에게 보내 “반드시 대검에 고발을 하라”고 당부한 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건데, 무슨 ‘정치 공작’이란 건가?

설사 윤석열 후보 측이나 국민의힘 주장처럼, 조성은 씨가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나 정치 이야기를 나눈 게 사실이고, ‘고발 사주’와 관련해서도 향후 행보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고 치자. 그럼 ‘정치 공작’이 되나?

이 사건은 이제 단순명료해졌다.

그간 국민들로부터 ‘공수처가 아닌 공수표’라는 오명을 듣고 있던 공수처가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과감히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리라.

손준성 검사는 고발장을 보낸 것을 부인하고 있지만, 텔레그램 물증이 명백한 만큼 자백을 받아내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손준성 검사가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있으면서, 윤석열 총장 가족들의 비위사실을 들추어내는 여권 인사나 기자들을 왜 고발 사주를 하게 되었는지 밝혀내면 된다.

어쩌면 윤석열 후보가 별다른 근거도 없이 계속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손준성 검사로 하여금 “계속 입을 다물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텔레그램 물증이 있든 말든 무조건 “고발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버티라”는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흉악한 범죄자도 물증 앞에서는 자백을 한다. 그런 막무가내식 버티기는 ‘윤석열’ 스스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손준성 검사는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손준성 검사는 휴대폰을 수사기관에 자진 제출해 포렌식을 의뢰하고, 수사정보정책관으로서 고발장을 쓰게 된 연유를 솔직하게 진술을 해야 한다.

그게 공직자로서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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