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상생안에 '카카오블루'가 빠졌다

박태환 승인 2021.09.22 06:23 | 최종 수정 2021.09.25 20:43 의견 0
카카오블루 택시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가 독점과 갑질 경영으로 여론이 악화되고 주가가 폭락하자 택시기사를 위한 생생안을 내놓았다.

겉보기엔 요란하지만, 크게 두 가지였다.

“스마트호출 요금을 0~5000원에서 0~2000원으로 조정하고, 월 9만9000원의 프로멤버십 요금제를 월 3만9000원으로 인하한다.”

언뜻 파격적으로 보이는 이 조치가 왜 수박 겉핥기 식이자 택시기사를 우롱하는 행태인지 살펴보자.

스마트호출 요금을 0~5000원에서 0~2000원으로 조정한다.

승객이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1000원을 더 내고 스마트호출을 하면, 카카오가 400원을 가져가고 택시기사가 600원을 가져간다. 택시기사를 위한 상생안이라면 스마트호출 요금 상한가를 5000원에서 2000원으로 조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상한가가 얼마가 되던 무려 40%나 떼어가는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10%나 20%로 조정을 하는 게 중요하다.

월 9만9000원의 프로멤버십 요금제를 월 3만9000원으로 인하한다

프로멤버십이란 선호지역을 우선적으로 갈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하는 유료시스템이다. 카카오가 무료였던 시절, 울산의 택시기사들은 대부분 선호지역을 ‘울산역’으로 설정을 해놓았다. 유료화 후 그 기능을 계속 이용하려면 월 9만9000원을 내야했는데, 그걸 3만9000원으로 인하해 주겠다는 것이다.

택시기사들 입장에서는 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다. 프로멤버십 요금이 9만9000원일 때 대부분 이용을 하지 않은 것처럼, 3만9000원으로 인하해도 여전히 이용을 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택시기사들은 왜 프로멤버십을 외면할까.

카카오는 상생안에서 ‘카카오블루’ 알고리즘을 제외시키고 있다.

바로 카카오블루 때문이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카카오 디자인 택시들은 카카오블루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차량들이다.

카카오는 지역의 택시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카카오블루를 이용하는 택시기사들의 수입에서 3.3%를 수수료로 떼어간다. 개인택시의 경우는 5%이다.

카카오블루에는 어떤 기능이 있을까? 운행하는 지역의 5~6㎞ 반경 내에서 호출을 할 경우 무조건 우선 배차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택시기사들이 월 3만9000원을 주고 프로멤버십에 가입을 해도 5~6㎞ 반경에서 승객이 ‘울산역’을 호출하면 카카오블루 택시에게 배차가 되기 때문에 일반 택시기사들은 아예 가입을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카카오가 상생안을 내어놓는다며 스마트호출과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를 내세우는 것은 택시기사들을 우롱하는 짓이다. 카카오가 택시기사들과 상생을 하려면 현재의 카카오블루 알고리즘 기능을 없애야 한다.

카카오블루 알고리즘은 갈길 바쁜 승객들을 기만하는 짓이기도 하다. 예컨대 1~2㎞ 근방에 카카오T를 장착한 일반 택시가 있어도, 5~6㎞ 반경의 먼 거리에 있는 카카오블루 택시에게 배차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사실 카카오블루 기능은 카카오의 주수입원이다. 따라서 이 기능을 없애라는 주장은 카카오로서는 사업을 접으라는 말이기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카카오T 월 정액제를 제안한다.

예컨대 카카오T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택시기사들에게 월 10,000원의 사용료를 받는 건 어떤가.

IT계의 혁신적 산물이라며 ‘TAXI CALL’ 프로그램 하나를 개발해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하도록 유도를 한 후, 극빈층인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스마트호출 기능으로 40% 떼어가고, 프로멤버십 기능으로 3만9000원을 요구하고, 카카오블루 알고리즘으로 3.3% 수입을 떼어가는 구차한 행태를 중단하고, 당당하게 월 일정액의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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