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차 선거인단 경선결과 미스터리

박태환 승인 2021.10.12 00:56 | 최종 수정 2021.10.12 04:49 의견 0

민주당의 20대 대선 후보를 뽑는 과정을 쉽게 요약하면 이러하다.

1, 2차 선거인단은 당원 위주이고, 3차 때는 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경선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래서 3차 선거인단 수는 전국 각지에서 무려 30만명에 달했다.

2차 선거인단 경선의 마지막 일정은 서울이었다. 서울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51%를 얻어 36%를 얻은 이낙연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유일하게 이낙연 후보가 승리한 광주전남 지역을 제외한 경선 결과와 흐름이 비슷했다.

건데, 3차 선거인단 경선에서 대이변이 일어났다. 30만명 선거인단 중 82%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투표율이 2차 59%를 한참 웃돌았다. 게다가 이낙연 후보가 무려 62%를 얻었고, 이재명 후보는 고작 28%를 얻는 데 그쳤다.

이건 이변을 넘어 비정상적이다.

먼저 투표율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선거인데, 민주당 당원보다 일반 국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표에 적극 참여했다는 점이다. 또 그들은 그간 당원들에게 과반수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온 이재명 후보를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이낙연 후보에게 몰표를 주었다는 점이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국힘당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반색했다. 맨 먼저 윤석열 후보가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는 SNS에 직접 글을 올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책임을 지고 괴벨스 정치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등 다른 후보들도 이재명 후보를 "거짓말쟁이"로 몰며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내가 보기에 이건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1, 2차 선거인단 경선 때도 이미 대장동 의혹은 국민적 이슈였고, 이재명 후보는 줄곧 선두를 지켜왔다. 건데, 3차 선거인단 경선 결과가 대장동 의혹 때문이라니,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선두 이재명 후보가 아닌 2위 이낙연 후보에게 몰표를 몰아준 ‘국민’의 정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를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역선택’과 ‘이낙연 후보 캠프의 선거인단 끌어오기’로 판단한다.

먼저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조직적 역선택으로 볼 수가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에서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후보보다 2위 홍준표 후보가 본선에 나오기를 바라듯이,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결집해 이재명 후보가 아닌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공작을 펼쳤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특정지역민을 중심으로 선거인단 모집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3차 선거인단 30만명은 순수한 일반 국민이라기 보다 이낙연 후보 캠프 측이 광주전남에서 끌어모은 지역민이 다수 포함이 되었을 거라는 주장이다.

지금 이낙연 후보 측은 3차 경선 결과를 토대로 경선 결과에 불복을 하고 있다. 당원들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으나, 일반 국민들은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낙연 후보의 깨끗한 승복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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