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9일

박태환 승인 2022.02.22 09:33 | 최종 수정 2022.02.24 08:10 의견 0
윤석열 눈빛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무얼 하십니까? 저는 컴퓨터를 켜고 링크를 해둔 신문을 읽습니다. 조선일보부터 서울의 소리까지 차례대로 검색을 합니다. 정확히 조선, 동아, 중앙, 한국, 경향, 한겨레, 오마이뉴스, 서울의 소리 순입니다. 만약 화장실을 가게 되면 스마트폰으로 네이버와 다음에 링크를 시켜둔 신문을 읽습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도 이 8개 신문은 논조가 확연히 틀립니다. 굳이 이념적으로 구분하자면 보수-중도-진보지 순입니다. 조선 동아 중앙은 보수, 한국 경향은 중도, 한겨레 오마이뉴스 서울의소리는 진보 논조라 할 수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가 있게 되죠.

평소에도 그렇지만, 요새는 주로 정치면을 유심히 봅니다. 다음달 9일에 대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죠. 제가 이해를 할 수 없는 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입니다. 현재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오차 범위 안팎에서 앞서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우리 국민의 수준은 이게 아닌데, 어째서 이런 지지율이 나타나는지 의아하고, 혹시나 지지율이 계속 유지 될까봐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오해가 없기를, 특정 정당을 지지해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 같은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우선 가족 문제입니다. 오랫동안 보도를 지켜본 바,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쥴리’ 관련 의혹 보도는 거의 사실일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혼 전 ‘여자의 과거’를 묻지 말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정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관련 보도를 대하는 윤석열 후보의 태도를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설득력 있는 해명에 치중하기보다 “최고의 엄벌에 처하겠다”며 흥분해서 고발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의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접대부로 일을 했다”는 주장은 비단 대통령 후보 부인 입장이 아니라 일반 가정주부 입장에서도 여성으로서 치욕적인 사안입니다. 따라서 사실이 아니면 당사자가 직접 고소를 해야 할 중대 사안인데, 캠프를 통해서 대리 고발을 행하고 있습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무고죄를 대비한 조치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단, 접대부는 아니고 인맥을 쌓기 위한 과정이 아니었나 주관적 판단을 합니다.

두 번째로, 현직 검찰총장이 옷을 벗자말자 정치판에 뛰어든 명분 문제입니다. 지난해 6월 29일 발표한 윤석열 후보의 정치선언문을 요약하면, “문재인 정부는 독재정권이며, 공정과 법치를 짓밟고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근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 정권의 적폐청산을 위한 수사의 당위성을 언급해 정치보복 논란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2017년부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고, 2년 뒤 2019년부터는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검찰 기수를 배재한 특진으로 최고 요직에 오른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자 말자 한직을 맴돌던 윤석열 후보는 이내 문 대통령에게 발탁돼 최고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이 되었고 연달아 검찰총장까지 역임을 했습니다. 그의 주장대로 문재인 정부가 독재정권이고 공정과 법치를 짓밟고 국민을 약탈한 게 사실이라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찰의 수장을 지낸 그 역시 자유롭지 못한 처지입니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이번 정부에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일할 때는 있는 적폐를 못 본 척 했냐”고 다그치며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임기 내내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탄압을 받은 건 사실입니다. 그건 그가 자초한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검찰개혁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 씨와 후임 노영민 씨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 공히 이런 맥락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둘의 주장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들 중 가장 긍정적으로 검찰개혁에 동조했으나 발탁되자 말자 등을 돌리고 검찰 개혁에 저항을 했다는 겁니다. 저항을 넘어 역공을 취해 함께 검찰 개혁을 주도해야 할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에 돌입한 것이죠. 결국 조국 장관은 낙마하고 추미애 장관이 대타로 나섰으나 검찰개혁은 중도에서 흐지부지되고 말았습니다.

세 번째는 윤석열 후보의 인성 문제입니다. 윤 후보는 최근 서울 서초구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가 28번의 주택정책으로 계속 실패를 거듭했지만 실수를 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집 없는 사람이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켰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저는 정말 분노했습니다. 현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인데도 40% 이상의 이례적인 국민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능력적인 면도 있겠으나 인성 면이 강하게 어필되고 있다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성품상 선거가 아니라 그 어떤 이유로도 악의적인 정책을 펼칠 분이 아닙니다. 오로지 진심으로 서민을 위할 따름이죠.

윤석열 어퍼컷


윤석열 후보는 다음날 행한 대구 달성군 유세에서는 광주시민들의 투쟁 의지가 약해질까 봐 민주당이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에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형 쇼핑몰에 있는 좋은 물건들, 명품들 이런 것에 도시인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자기들의 정치 거점 도시에 투쟁 능력, 투쟁 역량이 약화된다고 보는 것 같다”고 언급한 겁니다. 정말이지 논평할 가치도 없는 황당한 발언일 따름입니다. 최근에는 유세장에서 이색 이벤트를 한다며 허공에 어퍼컷을 날리며 ‘박살 내겠다’ ‘말아먹었다’ ‘거덜 냈다’ ‘나라 꼬라지’ ‘무식한 삼류 바보’ 등 험악한 말들을 내뱉고 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 후보가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로 최소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얼마 전에는 KTX 열차 안에서 구두를 신은 채 맞은편 의자에 두 발을 올려놓은 사진이 공개되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며 문득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윤석열 후보의 ‘구두 양말 폭탄주’에 대해 폭로한 글이 떠올랐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특수부 검사시절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다 나이가 지긋한 기업 임원을 불러내 구두를 벗어서 양말을 벗어 구겨넣고 거기다 양주를 따라서 강권을 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글을 황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명으로 올렸는데, 자신을 비난하면 즉각 고발조치하는 윤 후보는 왠일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간혹 윤 후보가 정색을 할 때 눈빛을 유심히 보십시오. 황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연세가 지긋한 그 임원은 섬찟했을 겁니다.

2022년 3월 9일은 차기 대통령을 뽑는 날입니다. 아침마다 두어 시간씩 신문을 읽지만, 왜 정권을 교체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문재인’ 같은 사람이 또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판단으론 '문재인'을 욕보이고 화를 내게 하는 이는 정말 나쁜 자입니다. 예컨대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은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뇌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금은 감방에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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