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50%를 넘는 방법

박태환 승인 2022.12.11 11:45 | 최종 수정 2022.12.13 08:56 의견 0

윤석열 대통령

정치에 뛰어들었을 때, 그는 참 아마추어스러웠다. 발언을 할 때마다 고개를 자주 흔들어 ‘도리도리’란 별명을 얻기까지 했다. 경호원은 고작 극우 유튜버들이었고, 수행원 중에는 우습게도 ‘똥꼬 도사’도 있었다.

입지도 불안했다. 무엇보다 아내 김건희 씨의 흑막같은 과거가 문제였다. ‘쥴리의 남자들’ 벽화는 온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장모는 재산축적 문제로 법정 구속이 되었다. 국민의힘 예비 후보 토론을 하다 ‘청약통장’을 몰라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여러모로 도저히 완주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대권을 쟁취했다. 사석에서 술에 취하면 그는 정치판에 뛰어들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과정을 열변을 토하며 매우 뿌듯해 한다는 데, 얼마든지 그럴만하다.

한 마디로 그는 매사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다. 임기 초의 임기 말 같았던 불안한 지지율도 어느덧 정상화되고 있다. 20% 밑바닥에서 40%대로 향하고 있다.

나는 그가 대통령 자격이 결여되었다고 평가했다. 일찍 물러나게 하는 게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다음에야 강제로 끌어내리는 방법은 위험하고 고통스럽다. 특히 고시 9수 등 산전수전 다 겪은 ‘검사 윤석열’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국민된 입장에서 바라는 바를 나열해보면, 우선 검찰을 이용한 통치를 절제해야 한다. 서해공무원월북사건과 원전수사는 이쯤 종결시켜야 한다. 수사할 필요가 없는 사건을 들쑤시며 민심을 양분시키고 있다. 보수 세력도 결집한 상태이니 정치적으로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도 더 이상 확실한 비리가 포착되지 않으면 중단해야 한다. 명색이 대통령이 ‘인간 자체가 싫다’며 영수회담을 거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그래야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예산도 확보할 수 있다. 이젠 '한 번 물면 놓지 않는다'는 특수부검사 '곤조'를 버려야 한다.

양산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예방해야 한다. 어쨌거나 파격적으로 기수를 뛰어넘어 중앙지검장에 임명하고 검찰총장까지 앉혀준 고마운 분이다. 인연으로 보아 존경하는 마음으로 찾아뵈어야 마땅하다. 민심 화합 차원에서도 그럴 가치가 있다.

일본과의 화해는 찬동한다. 그래서 그간 '친일'이니 하는 소리는 한 적이 없다. '일제 36년'은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도 멀어져서는 안된다. 특히 군사적으로 중국을 적대시하는 훈련 동참은 곤란하다. 미국은 지고 있고 중국은 떠오르는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달래야지 억누르면 안된다. 북한 체제상 독재자 김정은은 안전핀이 없다. 그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판단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기름 한 방울이 아쉬운 북한이 200대 전투기 전체를 띄우는 만용을 유발해선 안된다. 우리 합참은 부인하고 있으나, 북한 당국이 울산 앞바다에 미사일 두 방을 날렸다는 주장을 예사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지켜본 바, 김정은은 거짓말을 잘 하지 않는다.

김건희 씨가 슬리퍼에 다리를 꼬고 앉아 논란이 된 사진. 촬영 구도를 보면, 윤 대통령은 뒷전이고 김건희 씨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응우옌 베트남 국가주석과 차담을 나누는 모습이다. 베트남 국가주석이 부부동반을 하지 않았는데, 왜 김 씨가 나서서 환담을 하고, 굳이 이 사진을 골라 배포를 한 걸까. 김 씨는 기회만 있으면 윤 대통령보다 자신이 실세라는 걸 국민에게 보여주려는 어이없는 짓을 일삼고 있다. 힘도 없는데 말을 잘 들어서 결혼했니 어쩌니 경망한 소리나 하면서.

아내 김건희 씨를 자중시켜야 한다. 영부인으로서, 과거를 회개하는 차원에서, 봉사는 하되 사진 배포를 남발해서는 안된다. 국민 반감만 자초한다. 외국 나가서 아픈 아이 끌어안고 사진 찍고, 부산 쪽방촌에 담요 들고 찾아가는 사진 등은 구역질을 나게 한다. 아내 얘기만 꺼내면 버럭 화를 낸다는 데, 지금 주변에서 김건희 씨에 대한 직언 대신 감싸는 위인들은 모조리 간신배라 보면 된다.

한동훈 장관과 대통령실이 행한 모든 고소·고발을 취하해야 한다. 그중 다수 사건은 증거가 미비할 뿐 사실이라고 믿는 국민이 많기 때문이다. 증거가 없다고, 증거를 뭉갤 힘이 있다고,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건 차마 인간으로서 못할 짓이다. 도어 스테핑을 준비하느라 새벽 5시에 일어나 조간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새벽 3시까지 술 먹을 시간이 없다고 했을 적에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도어 스테핑 예상 질문과 답변 요지는 출근 차량 안에서 비서가 준비해 준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짤라야 한다. 국가 잘못으로 158명의 고귀한 청년이 목숨을 잃었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선조사 후조치' 말장난을 하며 버티는 데, 참사가 벌어진 자체만으로 대통령과 장관의 책임이 막중하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기 싫으면 장관이 불문곡직(不問曲直) 보따리를 싸야 한다. 후배니 심복이니 하는 지저분한 소리는 국민 반감만 초래한다.

‘검사 윤석열’이 대통령으로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써본 글이다. 두서없는 조언대로 한다면 50% 지지율은 따놓은 당상이라 주장한다. 비판 일색의 나부터 지지한다. 노인(老人)들의 지지로 나라를 이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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