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과 김상민 국정원 법률특보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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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1:47 | 최종 수정 2024.09.2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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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일국의 중대사다.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초석이다. 대통령도 선거에 개입하면 안된다.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한다. 건데 대통령도 아닌 대통령 부인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김건희 씨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 중진이었던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스토마토는 김건희 씨가 국민의힘 공천 국면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경남 창원의창에서 경남 김해갑으로 옮겨 달라'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당사자인 김 전 의원은 물론 대통령실도 부인을 하고 있지만, 제보자는 문제의 텔레그램을 직접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건희 씨의 요청대로 지역구를 김해갑으로 옮겼으나 컷오프되어 공천에서 배제되자 분개한 김 전 의원이 텔레그램을 직접 자신에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일 거라는 가정 하에, 그럼 왜 김건희 씨는 전국의 수많은 지역구 중 하필 경남 창원의창을 골라 김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달라고 요청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여기에 주목해야 할 인물이 있다. 현직 검사 신분으로 당시 창원의창에 출마선언을 한 김상민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인들한테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거나 "지역사회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겠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출판기념회까지 열어 대검찰청으로부터 정직 3개월 징계처분을 받았으나, 아랑곳 않고 출마 선언을 했다.
당시 일개 검사 신분으로 이원석 검찰총장의 격노까지 무시하는 무모함을 보면서 "혹시 이 자도 디올백을 전달했나"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렇지 않고서는 엄정한 검찰 조직 하에서 그의 눈에 뵈는 것이 없는 객기가 설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창원의창에서 컷오프되고 말았다.
며칠 전에 내용의 중대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보도가 있었다.
대통령실이 국가정보원에다 국정원장에 직보하며 법률 관련 자문을 하는 국정원장 법률특보를 신설했다는 내용이다. 국정원에는 이미 국정원장에게 법률 자문 및 검토를 위해 현직 검사가 파견되는 법률보좌관직이 있는 데도 또 법률특보라는 직책을 신설한 것이다.
여기에 누가 임명되었느냐. 바로 창원의창에서 컷오프된 김상민 전 검사다. 더구나 김 전 검사는 공판부·형사부 등에서만 근무했지 공안부 검사 경력이 전무한 데도 이례적으로 국정원 법률특보에 임명이 된 것이다.
따라서 창원의창에서 컷오프된 김 전 검사가 최재영 목사의 처신에 깊은 영감을 받아 "내 디올백 도로 내놔라!"고 난리를 부릴 낌새를 보이자, 서둘러 입막음용 자리를 하나 만들어 주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허급지급 만든 그 자리가 자그만 공공기관 임원직이 아니라 국정원장 법률특보인 것으로 보아 상당히 비싼 디올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나친 예단이 아니다. 금뱃지가 탐이 난 검사 하나가 검찰총수의 경고에도 아랑곳 없이 현직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계속하다 결국 낙마를 하고 백수 신세가 되었는데, 그게 무슨 대단한 이력이라고 국정원에 없는 자리까지 만들어 꼽아넣는단 말인가. 모종의 거래가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모가 확실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게 지금 이 나라가 돌아가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총선 당시 전국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지역별 지원 정책을 약속한 바 있는데, 김건희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을 설득하며 '대통령과 맞춤형 김해갑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 등의 제안을 건넸다고 한다. 마치 자신이 국정을 운영하는 듯한 행세를 하고 있는 아수라장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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