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월요 도어스테핑 무슨 발언을 해야할까

박태환 승인 2022.08.06 09:20 | 최종 수정 2022.08.08 09:24 의견 0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쭉 읽어보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논란이 되고 있는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두 가지 소신을 피력했더군요.

동아일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실 및 정부 관계자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빠르게 하락한 지지율과 관련해 “0%, 1%가 나와도 바로잡아야 할 것을 제대로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선뜻 이런 의문이 듭니다. 그가 바로잡고 싶은 게 뭘까? 제대로 바로잡는데 왜 지지율이 0%, 1%가 나온다는 걸까?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용 내력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누차 거론을 했으니, 오늘은 김혜경 씨의 법카 유용 수사 문제에 대해 이바구를 해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5일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십억이 아니다. 1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이걸 100군데 이상 압수수색했다. 5~6개월 이상 1000만원도 안 되는 횡령 금액을 갖고 수사라고 하는 게...(중략) 정치개입 아니고 뭐겠냐.”

정 의원의 주장을 요약하면, 김혜경 씨는 5~6개월 동안 1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법카를 사용했는데, 경찰이 100군데 이상 압수수색을 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정 의원의 주장이 맞다면, 김혜경 씨는 한 달에 약 200만원의 법카를 사용했네요. 단 한 끼 저녁식사에 450만원을 사용한 윤 대통령이 이걸 문제 삼을 자격이 있을까요. 가히 어불성설이요 언어도단이라 할만합니다. 공정하지 못하고 비상식적입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의 법카 사용내력과 대통령 취임 이후의 법카 사용내력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검찰총장제주도지사는 법카를 펑펑 사용해도 되고 경기도지사는 사용을 하면 안됩니까?

또, 채널A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손발 맞추던 사람들을 3개월 만에 내치는 것은 평소 소신과 맞지 않는다”고 주변에 밝혔답니다. 당연하고 멋진 발언으로 들립니다.

건데, 지금 국민들이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대상은 단순히 ‘손발 맞추던 사람’이 아닙니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 곳곳에 심어놓은 검찰 출신 인사들입니다.

특히 야당은 대통령실에 포진한 윤재순(총무)·이원모(인사)·주진우(법률)·이시원(공직기강) 비서관과 복두규 인사기획관, 강의구 부속실장을 '검찰 출신 최측근 6상시'로 지목하고 이들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을 이끄는 김대기 비서실장 등은 얼굴마담 신세이고, 실제는 이들 6명이 윤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실세라는 겁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손발 맞추던 사람을 내치지는 않겠다“고 한 발언의 의미는 이들 검찰출신 인사들을 교체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월요일이 되면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옵니다. 도어 스테핑에서 어떤 발언을 할까요?

정치보복으로 비치는 전 정권 수사는 일괄 중단하겠다, 정부 각 부처에 포진한 검찰출신 인사들을 대거 교체 시키겠다, 제 처는 학력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절 공개 활동을 자제 시키겠다.

두리뭉실 ‘민생 전념’ 어쩌고 하는 입에 발린 소리보다 이 정도의 발언은 나와줘야 지지율에 반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혀를 끌끌 차면서 ‘이제사 정신을 좀 차려가는구나’ 판단을 해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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