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흘리는 '첼리스트의 거짓말'

7월19일 밤 10시 - 그녀와 이세창은 어디로 갔을까

박태환 승인 2022.11.24 14:17 | 최종 수정 2022.11.25 13:23 의견 0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첼리스트가 “거짓말을 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그녀는 다른 사람을 만난 것을 감추기 위해 남자친구에게 지어내어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한다. 경찰이 공식 발표를 한 것은 아니고, 조선일보 등 언론에 그렇게 흘리고 있다.

첼리스트가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을 하면, 그녀의 말을 더탐사에 제보를 한 남자친구와 이를 공개한 김의겸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로 다치게 된다. 이 때문인지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등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를 했다.

크게 두 가지 의문점을 짚어본다.

그녀는 왜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김앤장까지 끌여들여 거짓말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상식적으로 남자친구에게 다른 사람을 만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이 나라의 최고 실세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명을 보았다고 지어내어 말하는 여자가 있을까.

또한 그녀의 대화는 지어내어 한 말이라고 하기에는 상황 설명이 매우 구체적이다. 새벽 1시경에 한 장관이 먼저 모습을 드러내고 이어 윤 대통령이 들어왔다, 윤 대통령은 '동백아가씨'를 불렀다, 한 장관은 '윤도현의 노래'를 불렀다, 윤 대통령은 김앤장 변호사들의 가슴에 '태극기 뱃지'를 달아주었다, 건배사는 “우리는 하나다”였다.

나는 그녀의 녹취 내용 중 특히 이 발언에 주목했다. “그 모습을 보니 우리 국민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아마 값비싼 양주와 산해진미로 가득한 파티장을 의미하는 모양인데,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지어내어 이런 심경까지 밝힐 수 있을까. 또한 그녀는 남자친구 외 다른 지인들에게도 “대통령을 봤다”고 여러 차례 자랑삼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탐사 유튜브 방송화면 캡처

또 하나는 이세창 씨는 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했는가 하는 의문이다. 이씨는 처음에는 더탐사의 취재에 응하며 “어떻게 대통령과 한동훈이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말할 수 있느냐”며 문제의 술자리가 있었던 것처럼 말한다.

이후 돌변해 “청담동 근처에 간 사실조차 없다”고 말하며, 7월 19일 휴대전화 위치기록까지 공개를 했다. 나는 조선일보가 그래픽까지 그려 보도한 이 위치기록이 사실인줄 알았는데, 거짓말이었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실제 위치기록을 추적해 보니, 그날 이씨는 청담동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경찰의 수사 내용에 의거 유추해보면, 이씨와 첼리스트는 통화 기록이 있는 밤 10시경까지 청담동의 어느 술집에 함께 있었다. 이후 술집을 나선 둘은 휴대폰 사용 내력이 없이 행방이 묘연한데, 은밀하게 이동을 해야할 만큼 중요한 또 다른 메인 술자리가 있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경찰은 “그녀가 거짓말을 자백했다”고 언론에 흘리고 있다. 건데, 그녀가 구체적으로 어떤 거짓말을 자백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7월 20일 새벽에 대통령을 보았다”고 한 말이 거짓이라고 진술했다면, 경찰은 둘의 행방이 묘연한 7월 19일 밤 10시이후 새벽 3시까지의 행적을 밝힐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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