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대숲으로 찾아온 ‘중백로’의 산란에서 이소까지 71일간 성장 과정이 지난 2016년 관찰카메라를 설치한 이후 처음으로 관찰 기록됐다. /울산시 제공
태화강 대숲으로 찾아온 ‘중백로’의 산란에서 이소까지 71일간 성장 과정이 지난 2016년 관찰카메라를 설치한 이후 처음으로 관찰 기록됐다.
울산시는 지난 6월 2일부터 8월 11일까지 삼호철새공원에 설치된 관찰카메라(CCTV)를 통해 중백로의 산란과 부화에서 이소(離巢, 새의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는 일)까지 번식 과정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관찰은 태화강 대나무에 둥지를 트는 백로류 중 지난 2020년과 올해 왜가리, 2021년 중대백로, 2022년 황로에 이어 네 번째다.
현재까지 관찰됐던 백로들은 많은 수가 찾아와 관찰이 쉬웠던 반면, 소수의 개체가 드물게 찾아오는 중백로는 매년 둥지를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 6월 2일, 관찰카메라에 2개의 알을 품고 있는 중백로의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다음 날인 3일에는 세 번째 알을 산란하는 모습에 이어 4일에는 암수가 교미하는 장면도 기록됐다. 이후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다가 10일에는 네 번째 알을 낳았다.
중백로 암‧수가 교대로 알 품기를 시작한 후 26일에는 첫째 새끼가 알을 깨고 나왔으며 어미가 먹이를 주는 모습도 관찰됐다.
27일 어미 새는 둘째 새끼가 깨고 나온 알껍질을 밖으로 버리고 나서 갓 태어난 새끼에게 반쯤 소화된 먹이를 줬다. 이어 6월 30일에는 셋째 새끼가, 7월 1일에는 넷째 새끼가 부화에 성공했다.
중백로는 알을 낳고 24일에서 27일(평균 26일) 정도 품어 부화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에 관찰된 중백로는 지난 5월 31일 첫 번째 알을 낳은 것으로 추정되며, 6월 3일 세 번째, 6월 10일 네 번째 알을 산란한 점을 감안하면 평균 26일 포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화 후 14일째 되던 7월 14일, 어미새는 둥지 곁에서 새끼들을 돌보다 이내 둥지를 벗어나 8시간에서 10시간 간격으로 먹이를 줄 때만 찾아왔다. 25일부터는 새끼들이 둥지 옆 가지를 뛰어다니는 등 이소를 연습하는 행동들이 관찰됐다.
부화 후 35일째 되던 7월 31일, 첫째 새끼가 둥지 밖으로 날아갔다. 8월 8일 둘째가 이소했고 이틀 후인 8월 10일, 셋째와 넷째가 날개를 치고 날아 둥지를 벗어났다.
울산시 관계자는 “중대백로 등은 둥지와 개체가 많은 데 반해 드물게 적은 수가 찾아오는 중백로의 둥지는 쉽게 관찰되지 않았다”라며 “1주일 정도 간격으로 나온 4개의 알들이 무사히 번식해 나간 관찰기록 영상자료는 울산철새여행버스와 조류사파리 누리집 등을 통해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백로(Ardea intermedia)는 여름 철새로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보내고 4월 번식을 위해 태화강을 찾아와 9월 하순에 떠난다.
중백로는 태화강 대나무숲을 찾아와 번식하는 백로류 중에 왜가리와 중대백로보다 작고 쇠백로보다는 큰 편이다. 중대백로의 부리 기부가 눈동자 뒤쪽까지 확장돼 있는 것과 달리 중백로는 눈동자 중앙 아래까지만 다다른다. 여름 번식기에는 등과 가슴에 실 같은 깃이 있고 겨울에는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