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와 윤석열

박태환 승인 2023.05.01 06:32 | 최종 수정 2023.05.03 13:17 의견 0

우크라이나 젤렌스키는 국민 영웅일까. 나는 글로벌 호구라고 생각한다. 미국 등 서방의 꼬임에 빠져 국민을 고난에 빠트린 자라는 것이다. 평화로운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강행하다가 전쟁이 발발하고 국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죽어나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주요 전투는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노리는 것은 대리전쟁을 통한 러시아의 몰락이다. 세계 유일 군사 대국 유지이다. 그래야 중국과 경제 외 군사적으로 정면 대결을 펼쳐 굴복시킬 수 있다. 그래서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전쟁 물자를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무기를 얻어서 싸운다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바이든이 우리 한국에게 포탄을 빌려주라고 다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푸틴이 물러나거나 러시아가 몰락할 확률은 거의 없다.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의 인기가 높은 만큼 러시아에서 푸틴의 인기도 만만치가 않다. 러시아 국민들은 이번 전쟁이 수도 모스크바가 위협받을 수 있기에 일어난 전쟁이라 인식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침공으로 국토가 초토화되고 모스크바가 점령당한 아픈 역사에 강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국가에 편입되어 나토에 가입하면 미국의 공포스런 핵전략 무기가 모스크바 코앞까지 배치된다. 이게 푸틴이 전쟁을 일으킨 이유이자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을 지지하는 이유이다.

과거 소련은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다 무자헤딘의 결사적 항전으로 철수를 해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히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일으킨 아프카니스탄 전쟁과는 차원이 다르다. 러시아 국민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끝없이 죽어나갈 것이다. 젤렌스키는 국가를 위기로 내몰지 말고 완충지대 역할에 머물러야 했다. 더구나 푸틴은 아직 본격적인 전쟁은 시작하지도 않았으며, 특별군사작전만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세계를 상대로 무기를 구걸하는 젤렌스키의 입장과는 비교된다.

작금 윤석열 대통령이 젤렌스키의 흉내를 내고 있다. 초강대국 러시아와 중국이 우리에게 여전히 우호적이고 어떤 해악을 끼친 게 없는 데도 그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위험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한반도의 남한 영토가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함에도 느닷없이 미·일 편으로 초밀착한 것이다.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거창하게 '워싱턴 선언'이라 칭하며 미국의 핵잠수함(SSBN) 등 핵전략 무기가 한반도 주변으로 정기 전개하도록 합의한 게 최대 성과라고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물론 중·소의 영토를 위협해 한반도의 긴장 불안을 조성하는 게 어째서 성과인지 이해 불가이다. 심지어 미국의 핵전력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다가 화들짝 놀란 미국 NSC의 핀잔을 듣기까지 했다.

서해안의 미 핵잠수함 출몰로 베이징이 위협받게 된 중국의 시진핑은 윤 대통령의 적대적 작태를 보면서 이를 갈고 있을 게 분명하다. 시진핑은 바이든이 북핵 위협을 핑계로 베이징을 노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겠다고 떠벌리는 윤 대통령을 보는 푸틴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윤 대통령은 미·일에 밀착한 대가로 미국 본토에 초대되어 칙사 대접을 받았지만, 그 위험은 오롯이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윤 대통령은 금번 5박7일 국빈 방미로 우리 남한 국민을 위험에 빠트렸으며, 얻은 것은 기타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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