蔚山은 지역신문 사주가 '단체장'인가?
울산시민연대 김지훈 사무처장
박태환
승인
2023.12.05 11:13 | 최종 수정 2023.12.05 12:20
의견
0
지역언론이 어렵다. 미디어를 이용하는 패턴이 확연히 변화하면서 방송사도 어려운 판에 신문의 경우는 더더욱 어려워진지가 한참됐다. 게다가 울산의 경우 광고시장 규모도 적고, 일간 신문사의 경우 5개가 이를 나누고 있는 판이라 생존이 쉽지 않다. 지역 유력지라 꼽히는 신문들의 경우 지배구조도 기업체 등을 소유한 이들이 대주주로 있고, 논조 자체도 보수적 경향성을 강하게 띄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에서 펴낸 자료를 보면 울산지역 신문의 구독률과 열독률은 타 지역과 비교해 낮은 편이라 언론으로서 신문매체의 영향력이 한정적이다.
지역신문이 처한 경제적 문제를 돌파할 수단으로 지자체의 광고 수주와 함께 각종 축제·행사를 보조금으로 치루는 것이 꽤 됐다. 울산이 전국 지자체에 비해 축제·행사 비용이 높고,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단체장의 스타일에 맞춘 주제(가령 어느 때는 ‘태화강’을 키워드로, 어느 때는 ‘추억’, ‘레트로’를 키워드로)로 B급 또는 C급 가수 공연을 메인으로 문화적 역량이나 지역적 의미도 낮은 이러한 축제·행사가 남발되고 있다.
2024년 울산시 당초예산안을 보면 축제, 행사는 254개로 예산은 약 310억 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 당초예산 대비 약 76억 원이 증가했다. 내년 예산증가율이 4%인데 비해 행사·축제는 무려 32.5%라는 엄청난 증가율을 보였다. 지방세 감소 등으로 재정위기가 거론되고 있고, 청소년과 여성 등 각 부문에서 예산삭감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보여주기식 그리고 일회성 행사·축제의 대폭 증가는 잘못된 재정운용'이라 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눈에 띄게 늘어난 행사·축제 예산 중에서도 특히 지역 언론사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축제가 큰 폭으로 증액 편성되었다. 행사·축제 총예산 310억 원 중에서 언론사 주관으로 편성된 예산이 전년 대비 34억가량 증가한 129억 원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확인된 신규사업만 8건, 23여억 원에 달하며, 증액된 사업은 14건, 40억 원 규모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불꽃놀이나 타 지역 유명축제를 모방한 사업을 왜 언론사가 하는지 모를 일이다.
특히 김두겸 시장이 들어선 이후 이런 경향성이 더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예산의 낭비, 재미없고 고만고만한 축제·행사의 나열을 넘어 단체장이 지역신문사의 핵심 이익과 더나아가 생존을 거머쥐는 형태가 되면서 과연 언론의 핵심기능인 공정보도나 비판감시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이다.
김두겸 시장의 잘못된 사업에 대한 비판적 논조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소한 중립적 보도조차 제대로 보기 어려운 연유는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시민 세금으로 단체장 개인의 이미지 홍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민선 8기 김두겸 시정 하에서 축제, 행사로 화려한 스펙타클로 환상을 연출하는 동안 정작 소상공인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울산페이 예산은 미편성, 기후위기 문제 대응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예산 삭감, 다문화사회예산 삭감 등 곳곳에서 삭감되고 있다. 작은도서관의 알량한 도서구입비마저 삭감되었다. 국비 삭감을 빌미로 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곳곳에서 고작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몇 천만원, 몇 백만원 감액의 끝없는 리스트를 보며 과연 김두겸 시장이 연출하고 강요하는 축제·행사에서 소외된 자들은 누구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신문이 여기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자유롭다고 보이지 않는다.
저작권자 ⓒ 시사인 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