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외유를 떠난 김두겸 울산시장
국가정원박람회 총회는 9월 4일…출발은 일주일 앞선 8월 29일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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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08:02 | 최종 수정 2024.09.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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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시장이 또 외유를 떠났다. 2022년 7월 취임 이후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새벽에 일어나 신문 관리 메뉴로 들어가 '사절'이라고 검색을 해보았다. 김 시장은 외유를 나갈 때마다 '사절단'이란 거창한 호칭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페이지당 기사 20개 항목인데, 무려 한 페이지에 달했다. 2년 새 스무 번이나 외유를 나갔다는 건 아니다. 관련 기사도 있으니까. 그만큼 횟수가 많았다는 뜻이다. 중동, 유럽, 일본, 미국 등인데, 이번에 다시 유럽으로 나갔다. 한 번 나가면 기자 등 수행원을 대거 이끌고 보통 8일~10일 정도 머문다.
지방단체장이 외유를 나가는 게 오로지 세금 낭비라는 뜻은 아니다. 실제 김 시장은 외유를 나갈 때마다 나름대로 명분이 있었다. 중동시장 개척, 정원박람회 유치,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시찰, 체육·문화시설 벤치마킹, 도심항공교통 견학 등이다.
이번 유럽 외유에는 또 정원박람회 유치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폴란드에서 개최되는 국가정원박람회 총회 참석이다. 건데, 이 총회는 다음달 4일에야 열린다. 무려 일주일이나 앞서 출발한 셈이다.
그동안 무얼하나 봤더니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단다. 우즈베키스탄 빈곤퇴치고용부를 방문해 인적자원개발 공동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현장 인력이 부족한 울산 조선업의 외국인 인력 확보 차원이다.
건데, 검색해 보니 한국-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내용인즉, 지난해 7월에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우즈베키스탄 고용빈곤퇴치부를 방문해 고용노동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한국-우즈베키스탄 국가 간에 이미 고용노동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인데, 1년 뒤 다시 지방 자치단체장이 방문해 유사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는 게 무슨 실효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지역단체장이 전 세계를 돌며 열심히 일하는데, 무식한 소리로 생트집을 잡는다고 비난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시민들은 단체장의 잦은 외유를 꼭 열심히 일하는 거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예컨대 국익을 내건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잦은 외유에 분노마저 느끼는 실정이다.
참고로 김 시장과 동갑인 천창수 울산교육감은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외유를 나간 적이 없다. 해외 선진교육 견학 등을 구실로 외유가 빈번했던 이전 교육감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김 시장은 울산 사랑이 가득한데, 천 교육감은 울산 교육에 열의가 없는 걸까. 아니면 외유를 나갈 그 돈으로 단 한 명의 아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돌보기 위해 예산을 아끼는 걸까.
교육청 출입기자들이 안쓰럽다. 교육감 잘못 만나 외국 여행 한 번 못 가보구. 남다른 청렴 고집 때문에 지지율 하락이 우려된다. 외유는 김두겸 시장 같은 보수 단체장이 지지율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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