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제 '간동훈' 별칭이 나돈다

박태환 승인 2024.11.10 22:54 | 최종 수정 2024.11.19 11:28 의견 0
/ KLING AI


언제부턴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늘 산뜻했던 옷차림도 예전같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항상 자신만만하고 거침없던 말투도 뚜렷하게 신중해졌다.

작금 한 대표가 처한 상황에 대해 마땅한 고사성어가 있을 듯한데, 아는 게 없어 인용을 할 수가 없다. 상황적으로 묘사를 하면 대충 이러하다.

그는 대군을 이끌고 적진과 마주한 전장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그는 군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사들의 지지로 최고 사령관의 지위에 오른 인물로 선택의 기로에 있다. 이대로 적진으로 돌격을 하느냐, 아니면 무능하고 부패한 군주를 먼저 제거한 후, 전열을 가다듬어 적을 상대하느냐 하는 선택이다. 거사가 성공해 적진마저 돌파하는 영웅이 될 수도 있고, 미적대다 백척간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다. 특검으로 유명세를 타서 정권을 잡은 그는, 특검이 삼권분립국가에서 반헌법적 제도라고 주장했다. 공천을 주라고 말한 육성이 공개가 되었는데도 대통령으로서 당에 의견을 개진했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김건희 여사는 노골적으로 자기가 정권을 잡은 것처럼 떠벌리며 국정농단을 계속하는 데도, 아내의 내조를 국정농단이라 하면 국어사전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어거지를 놓는다.

그럼 국민에게 무엇을 사과 하겠다는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무얼 잘못했는지 꼭 집어서 지적하면 사과를 하겠다"고 말한다. 특검은 반헌법적이고, 공천은 개입한 적이 없고, 김건희 여사는 국정농단이 아닌 내조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무얼 지적하라는 건가, 국민을 상대로 시시한 말장난을 늘어놓고 있는 판이다. 당연히 국민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고, 지지도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런 판에 그간 국정쇄신을 요구하며 대통령실과 각을 세워오던 한동훈 대표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한동안 잠수를 타다 나타난 그는 특별감찰관 임명 여부 등 '실천'을 지켜보겠다고 여유를 둔다. 그는 마치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견제하는 특감만 임명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투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를 통제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사과하고 시정하기 보다 감싸고 돌기만 한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변호인이라는 비아양을 듣고 있다. 이런 판에 감찰관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비위 보고를 하면 "이 XX가 눈에 뵈는 게 없나."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의 폰 번호를 바꾸겠다고 한다. 밀려드는 청탁을 막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김 여사는 전화를 받아 말썽을 일으킨 게 아니라 전화를 걸어 문제를 야기했다. 더구나 명태균 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비밀용 전화 등 세 개의 폰을 사용하는 중이란다. 그중 어느 번호를 바꾼다는 건가.

대통령실은 인적 쇄신을 꾀하겠다고 한다. 지금 그 소굴에 들어갈 현자는 없다. 심지어 공무원들도 승진이 보장된 대통령실 파견 근무를 극구 기피하는 실정이란다. 정권이 바뀌면 봉변을 당할까봐. 게다가 인적 쇄신을 도모하겠다면서 김 여사의 직계로 알려진 음주운전자 강모 행정관을 다시 불러들인 실정이다.

한동훈 대표, 당신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정치판에 발을 디뎠다. 점차 그 약속에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연 차기 대권 지지도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예전 안철수 의원을 조롱하는 '간철수'에 빚대어 '간동훈'이라는 별칭이 나돌 정도이다.

한 대표, 윤 대통령은 군주로서 무능과 부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를 등에 업고 적진에 뛰어들면 패배가 불을 보듯 빤하다. 열 중 여덟이 거사를 원했던 군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전장을 이탈할 궁리만 하게 된다. 영웅이 되지 못하고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게 된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반대하는 주요 이유로 '야당이 임명하는 특검', '남발한 수사 항목'을 꼽고 있다. 이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서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하는데 왜 주저하는가. 국민 절대 다수가 원하는 특검을 왜 기피하는가.

한 대표, 민주당은 오는 14일 3차 김건희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한다고 발표했다. 만약 이번 특검마저 무산되면 많은 국민들이 당신에 대한 기대를 접을 것이다. 나 역시 이전처럼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의 발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다.

한 대표, 아무런 정치적 기반이 없는 당신에게 국민 성원은 가진 것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윤석열 김건희 부부는 스스로는 변하지 않는다. 특히 김건희 여사는 감찰관을 임명하고 폰 번호를 바꾼다고 해서 행실이 달라지지 않는다. 엄정 수사로 죄상을 드러내어 일정기간 사회로부터의 격리가 필요하다. 조만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정치판에 들어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쓸쓸하게 퇴장을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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