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격 공무원의 아들이 文대통령에게 쓴 편지

박태환 승인 2020.10.06 15:31 | 최종 수정 2020.10.07 20:59 의견 0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지난달 서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공무원 이모 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 내용이다. 피격 공무원 이씨의 형 이래진 씨가 고교 2년생인 조카의 편지를 5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왜 공무원 이씨를 구하지 못했을까? 자신의 자녀나 손자가 당한 일이 아니라서 무엇을 등한시 했을까?

2020년 9월 21일 오전 1시 35분경, 이씨는 무궁화 10호 조타실에서 동료와 함께 근무하던 중 컴퓨터로 행정업무를 하겠다며 조타실을 비웠다. 그리고는 다음 조와 교대하는 시각인 오전 4시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오전 11시 35분경, 점심시간인데도 이씨가 선내 식당에 오지 않자 동료들이 찾아 나섰다. 하지만 선내 어디에도 행방이 묘연했고, 선미 우현에는 이씨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가 굵은 밧줄 더미 속에 놓여 있었다. 12시 51분경, 해경에 실종신고가 접수되고, 해경과 해군 함정· 해수부 선박 20여척과 해경항공기 2대가 합동 수색에 나섰다.

 

이후 우리 군은 통신 감청 등을 통해 22일 오후 3시 30분경,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북측 수역인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실종자 이모 씨를 최초 발견했고, 오후 4시 40분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인원이 이씨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때 이씨는 맨발로 소형 부유물에 올라탄 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세 시간 뒤인 22일 오후 6시 36분경, 국방부는 첩보 상황을 정리해 청와대에 서면 보고를 한다.

세 시간 뒤인 오후 9시 40분경, 고속정을 탄 북한군이 원거리에서 이씨에게 사격을 가해 사살한다. 그리고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한군이 접근해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워 버린다.

우리 군은 이씨가 귀순 의사를 밝혔으므로 북측이 체제 선전에 이용하거나, 하급공무원이라 이용 가치가 없으면 조사 후 남측으로 돌려보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의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청와대는 23일 오전 1시 관계장관 긴급대책회의를 연다. 그리고 오전 8시30분 서훈 안보실장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첫 대면보고를 한다. 이때 문 대통령은 귀순 의사를 밝힌 우리 공무원을 북측이 사살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모양이다. “사실 관계를 자세히 파악하고, 북한측에도 확인을 해보라. 그리고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고 지시를 한다.

이후 북한의 피격이 사실로 판명나자 문 대통령은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했고,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즉각 사과문을 보내왔다.

 

이상 사건의 진행 과정을 시간대별로 정리를 해보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이씨의 생명을 구하는데 등한시 했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정부는 이씨의 실종신고를 접하자 말자, 해경뿐만 아니라 해군함정까지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이례적으로 비행기도 두 대나 동원했다. 만약 이씨가 북방한계선을 넘어가지 않았더라면 조기에 발견돼 구조되었을 것이다. 이씨의 아들에게 묻는다. 만약 문 대통령의 자녀나 손자가 관련된 사건이었다면, 대통령이 취할 어떤 다른 방도가 있었다는 건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kg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km의 거리를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씨의 아들이 월북설을 부인하며 쓴 편지의 내용이다. 그럼 이씨가 자진 월북이 아닌 실족되었다고 가정해보자. 바다로 미끄러진 직후 조타실의 근무자에게 바로 구조요청을 했어야 했다. 이씨는 구명조끼를 입어 수면에 뜬 상태였는데, 장애물이 없는 망망대해에서 심야에 고함을 지르면 몇 킬로 밖에서도 구조요청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당국은 이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할 때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고려해 자진 월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구나 이씨는 3억원 상당의 노름빚이 드러나 이혼을 하고 자식들과도 떨어져 지내는 처지였다. 북측이 우리 측에 보내온 통지문에서 ‘불법 침입한 자’라고 표기한 것은, 귀순한 민간인을 코로나19가 우려돼 사살했다는 비난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항간에는 이씨의 형인 이래진 씨가 동생의 월북을 부인하며 정부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연유는 빚에 쪼달리다 도움을 요청한 동생을 도와주지 않은 세간의 비난을 회피할 목적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야권 인사와 동행해 외신 언론과 기자회견을 하고 유엔에 진정을 하는 등 논란을 야기하는 것은, 세월호 사건과 유사한 수준의 보상금을 원하는 저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씨 아들의 편지에 손수 답하며 “자식된 마음을 헤아리며 나도 마음이 아프다. 일단 해경의 수색과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하자, 이래진 씨는 고마움을 표시하기는커녕 도리어 일급 군사기밀인 "군 감청 기록을 공개하라"고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또 동생 이씨의 빚이 '법적으로는' 1억 몇천밖에 되지 않는데 해경이 3억이라고 부풀려 발표했다며 고소를 하겠다고 반발한다. 이러니 저의를 의심 받는 게 아니겠는가? 이래진 씨가 정말 유족을 대표하는 입장이라면, 월북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해경의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보는 자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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