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김민겸 학생(왼쪽 두 번째)이 제5회 국제 퀀트 챔피언십(IQC)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월드퀀트) /UNIST
한국인 대학생이 수학과 데이터로 세계 금융 투자 대회를 제패했다.
UNIST(총장 박종래) 산업공학과 김민겸 학생이 미국 글로벌 자산운용사 월드퀀트(WorldQuant)가 주최한 ‘제5회 국제 퀀트 챔피언십(International Quant Championship, IQC)’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결승전에는 전 세계 12명의 결선 진출자가 겨뤘다. 이 가운데 김민겸 학생은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고 미국 통신사 비즈니스와이어(Business Wire)가 전했다.
그는 한국 예선을 석권한 데 이어 세계 본선에서도 완승을 거두며, 총상금 2만3,000달러(약 3,1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는 142개국 1만1,000여 개 대학, 8만여 명이 참가한 초대형 규모였다. 특히 콜럼비아대, 인도공과대(IIT), 옥스퍼드대, 우한대 등 세계 유수의 명문대생들을 제치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제 퀀트 챔피언십’은 금융 데이터를 수학적 모델로 분석해 투자 전략을 세우는 대회다. 참가자들은 월드퀀트의 자체 플랫폼 ‘브레인(BRAIN)’을 활용해 주가 예측 모델과 포트폴리오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단순한 계산 능력이 아닌 데이터 해석력과 금융 감각을 동시에 시험하는 무대로, 올해만 전 세계 참가자들이 제출한 모델이 26만3,000여 개에 달했다.
김민겸 학생은 “데이터의 금융적 의미를 진정성 있게 고려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며 “앞으로 UNIST 등 한국에서 IQC와 퀀트 분야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꾸준한 연구를 통해 한국을 퀀트 강국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지도교수인 임동영 산업공학과 교수는 이번 성과를 “UNIST 융합 교육의 결실”로 평가했다. 임 교수는 “산업공학과 전공과목 중 하나인 ‘알고리즘 트레이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세계 무대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보여 자랑스럽다”며 “공학 기반 수리 능력과 비즈니스 감각을 결합한 UNIST만의 교육 방식이 통했다”고 말했다.
김민겸 학생은 산업공학과와 경영학을 복수전공하며 데이터 분석 능력과 경영 전략 수립 역량을 동시에 길러왔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월드퀀트 본사 인턴십 제안을 받았다. 오는 2026년 7월 시작되는 이 인턴십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실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그는 “학문과 실무를 잇는 퀀트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며 “UNIST에서 배운 융합의 힘을 세계 시장에서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