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불가 조국 행보

한동훈 특검 추진은 자기 가족에 대한 복수극
"가족이 힘들줄 알았으면 장관 안했을 것" 발언에 '그릇' 드러나
가족愛 넘어 도량으로 韓 법안 철회하고 혁신에 전념해야

박태환 승인 2024.07.26 21:07 | 최종 수정 2024.07.30 20:23 의견 0

그게 무슨 도움이 되었겠냐 마는, 조국(曺國)을 위해 제법 글을 썼다. 그가 문재인을 배신한 윤석열에게 온 가족이 난도질을 당할 때, 내 일같이 마음 아파하며 몸을 사리지 않고 상대방을 향해 육두문자를 남발했다.

세상에 그런 이가 나 뿐이었을까. 그가 윤석열 일당에게 힘들어할 때, 많은 시민들이 서초동 대검 앞으로 몰려가 '검찰개혁'을 목청 높여 외치며 힘을 실었다. 그가 책을 내기만 하면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주었고, 딸 조민이 내어도, 부인 정겸심 교수가 내어도 마찬가지였다. 내용 때문이라는 착각은 조국 가족의 오만이다. 십시일반 많은 국민들이 그와 가족을 도와주었다.

특히, 그가 정치판에 뛰어들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비례대표 만으로 12석을 차지해 제3당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도, 그와 가족의 고난에 대한 보상일 터이다.

이제 그는 과거를 잊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국내 최고의 진보학자 답게, 또 당명 답게, 혁신적인 법안 입안에 주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힘들게 한 검찰 세력에 대한 복수의 욕망에 매몰되어 있는 듯하다. 비단 그 뿐만아니라 박은정, 황운하 등 조국혁신당 주요 인사들은 검찰에 대한 피해의식에 절어있다.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한동훈은 압도적인 차이로 친윤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표로 선출이 되었다. 윤석열이 원희룡 등을 내세워 집요하게 훼방공작을 놓았지만, 한동훈은 끝내 뜻을 이루었다. 채상병 특검 수용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는 슬로건이 당심은 물론 민심을 움직였다.

이제 윤석열은 한동훈을 길들일 공작을 벌일 것이다. 검찰에서 동거동락을 해온 20년 지기인 데다, 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이준석이나 나경원, 김기현처럼 주저앉히지는 못할지라도 최소한 고분고분 따르는 이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아킬레스건이 '한동훈 특검법'이다. 유시민 고발사주 의혹, 딸 입시비리 문제 등이다. 즉, 한동훈이 채상병 특검법을 받아들이면, 윤석열은 한동훈 특검법을 받아들이겠다는 물귀신 전략이다.

이 한동훈 특검을 누가 주도하느냐, 바로 조국이다. 한동훈이 자기 가족을 난도질한 지휘검사였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 대표로서 한동훈 취임축하 일성이 모멸감을 주는 반어적 조롱 일색이다.

한때 그가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했다.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과 그가 나선다면 누굴 선택해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한 적이 있다.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 그의 행보를 보니, 그릇이 작다. 인품은 훌륭하나 가족애가 지나치다. 언젠가 출판기념회에서 "가족이 힘들줄 알았으면 장관을 맡지 않았을 것"이란 고백이 떠오른다.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총장의 반기를 제어하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해야지, 장관 맡은 것을 후회한다니.

정치인 조국은 대의를 위해 원수를 용서하는 도량이 필요하다. 법사위에 상정된 한동훈 특검법 추진을 철회하고, 그와 함께 채상병 특검법 추진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게 당신이 어려울 때 물심양면 성원을 보내준 국민에 대한 도리이다. 지금은 전심전력 '김건희·윤석열'을 표적으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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