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곤경에 처해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 중에서 한 대표 본인은 물론 가족 명의의 게시물이 다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작성자 한동훈의 "김건희에게 개목줄을 채워라"라는 게시물은 동명이인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부인 진은정 씨와 딸 지윤 씨 등 가족들의 명의로 올라온 게시물은 실제 작성자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친윤 장예찬 등은 "부인 진은정 씨가 실제 작성을 했는지, 댓글 부대의 소행인지 밝혀라"고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한 대표는 "경찰이 수사 중이니 지켜보자"며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한 대표로선 참 난감한 입장이다. 부인 진 씨가 작성을 했다고 하면, "당 대표 부인이 대통령 부부를 공격했으니 대표 자격이 없다"고 몰아갈 것이고, 댓글 부대의 소행이라고 하면 위법한 여론몰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한 것은, 수사를 해도 당사자가 부인하면 실제 작성자를 특정하기도 어렵거니와, IP 추적 결과 실제 진은정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더라도 위법한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 대표 가족은 대통령 부부를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법은 없다.
이처럼 법에 의존해야 하는 한 대표는 '조선제일검'으로 칭송받다가 한순간에 '법꾸라지'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그는 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기 위해 입문했으니, 친윤이 반대하지만 다수 국민이 원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그까짓 조회수도 별로 없는 국힘 게시판 논란 따위는 일거에 잠재우는, 열화같은 국민 지지를 받을 것이다.
배신? 무슨 배신? 주군이 올바른 길을 가는데 뒤따르지 않으면 배신이지만, 주군이 그릇된 길을 가는데 따르는 것은 백성에 대한 배신이다. 무릇 정치는 국민을 위함인데, 그런 배신은 백 번이고 마땅하다.
얄팍한 좌파 나부랭이의 꼬득임이 아니다. 서울대 법대 재학시절 사법고시를 패스할 정도의 수재 한동훈이 아니든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을 생각은 없다. 암튼 나는 민주당원이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
한 대표, 김건희 씨는 어차피 특검을 받는다.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내달 10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되면, 지체없이 또 네 번째 특검법을 발의 상정한다. 윤 대통령 부부로서는 갈수록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피가 말리는 일이다.
사꾸라 좌파 민주노총이야 광화문 광장에서 백날 하야를 떠들어봐야, 국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대다수 국민들은 그들을 '윤석열 김건희' 만큼이나 싫어한다. 현대차 노조의 소행에 치를 떤다. 나 역시 TV를 보다가 민주노총 시위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린다.
하지만, 지식인 대학교수는 아니다. 그들이 김건희 특검 수용과 하야를 외치기 시작했다. 대학교수들이 나서면 다음으로 학생들이 나선다. 윤석열 정부로서는 존폐 기로에 서는 심각한 비상 상황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다. 여론은 점점 악화되고, 언제까지 거부권 남용으로 막아낼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무대포 기질을 발휘해 위수령 발동 등으로 이 모든 난국을 타개해 무사히 임기를 마쳤다고 가정하자. 차기에 한동훈과 이재명이 맞붙으면 결과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장담하건대, 당신은 더블스코어로 이 대표에게 패배한다. '김건희' 때문이다. 이재명을 뽑아야 김건희에 대한 엄정 수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건희 씨의 훼방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나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김건희 씨는 당신 보다는 오세훈, 홍준표, 원희룡을 밀 것 같다. 오랜 앙금으로 설사 이재명이 당선된다 해도 당신이 대권주자가 되는 것은 한사코 막으려고 할지 모른다.
한 대표, 당신이 정계에 입문해 따놓은 당상인 금배지도 마다하고, 당 대표에 나선 것은 궁극적으로 차기를 노리기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국민은 없다. 당신이 꿈을 접으면서까지 김건희 씨를 보호해주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작금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을 빌미로 한 친윤의 '작성자 찾기'는 '한동훈 죽이기'가 맞다. 한남동의 사주나 묵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살벌한 당 대표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오늘 보니 이런 논란에 잘 끼어들지 않는 김은혜 의원마저 누구한테 강요를 받았는지 가세를 했다. “매사 똑부러진 한동훈 어디 갔나”
따라서 당신에게 12월 10일은 운명의 날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고, 차기도 도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김건희 특검 성사로 탄핵 정국이 되어 조기 대선에 돌입하더라도 걱정 마시라. '김건희를 내친' 당신에게 승산이 없지 않다. 윤 대통령 부부와 맞설 때, 여론은 당신에게 늘 호의적이었다.
굳이 첨언하면, "김문기를 몰랐다"는 이재명 대표의 유죄 판결에 흥분해서 기뻐하는 가벼움에 적잖게 실망했다. 탄핵 정국에 의한 조기 대선을 기피하는 이유가 이 대표에 대한 사법 처리 기대감 때문이라면, 속히 접어라. 명색이 일국을 다스리는 대통령이 되려면, 좀스러운 생각은 품어서는 안된다. 그게 다 십 수년 전의 말실수 등 먼지털이 기소가 아니든가. 오히려 유죄 판단 가능성이 있는 재판은 대선 이후로 연기하자는 배포와 포용을 지녀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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