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과 김건희

박태환 승인 2024.01.22 09:23 | 최종 수정 2024.01.22 20:32 의견 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하룻밤 사이에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실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을 하겠다"고 거부를 한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심야에 대통령실 참모들을 한남동 관저로 불러 대책회의까지 열었단다.

윤 대통령이 이관섭 비서실장을 시켜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까닭은 김건희 씨의 디올백 수수 논란 때문이다. 한 위원장이 영입한 김경율 비대위원이 '디올 백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한 데다, 한 위원장 역시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씨의 디올 백 수수사건은 '치밀하게 기획된 함정 몰카'이니 사과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반면에 한 위원장은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건희 씨에게 디올 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에 따르면, 열 번 정도 면담을 요청했는데, 샤넬 향수와 디올 백을 선물한 두 차례만 허락되었다고 주장했다. 카톡으로 먼저 선물 사진을 보여주곤 했는데, 평범한 의류인 경우에는 연락이 없었고, 샤넬과 디올 때만 연락이 와서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걸 '치밀하게 기획된 함정 몰카'이니 대국민 사과는 불필요하며, 오히려 피해자라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 한 위원장이 "디올 백 수수 전(前) 과정에서 아쉽고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발언은 이런 맥락으로 이해가 된다.

최 목사가 디올 백을 전달할 당시 커다란 면세품 가방을 들고 기다리던 사람은 또 누구인가. 한 위원장이 "디올 백 수수 후(後) 과정에서도 걱정할 부분이 있었다"고 말한 맥락이다. 김건희 씨는 남편 윤 대통령의 등을 떠밀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 이전에 영부인 자격이 결여된 자기 행실을 반성해야 한다.

문제는 '한동훈'이 아니라 '김건희'에게 있다. 지금 국민들의 눈에는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 위기에 처한 김건희 씨가 광분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라가 살고 보수가 살려면,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떠나야 하는 게 아니라, 김건희 씨가 한남동을 떠나야 한다.

참고로 검찰은 엄정한 상명하복 조직이다. 현역 김모 부장검사가 총선 출마를 꾀하자, 대머리 신사 이원섭 검찰총장이 "머리털을 다 뽑아버리고 싶다"고 분개하는 데도 아랑곳없이 명함 돌리고 출판기념회도 연 까닭은, 김건희 씨와 카톡을 주고받는 사이일 거라고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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