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출마해 줄 것을 권했다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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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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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순방길에 오르던 그 순간에 미정보국장 지나 해스펠이 소리소문없이 대한민국에 나타났다. 곧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임인년 대통령 선거를 거론하며 윤석열에게 출마해 줄것을 권한다.
윤석열은 깜짝 놀라며 지나 해스펠에게 미국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줄 몰랐다며 나는 대통령이 될 자신이 없다며 제안을 거부한다. 지나 해스펠이 내가 왜 여기까지 왔겠느냐? 미 정보국이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의 다음 정권은 보수 우파에서 꼭 대통령이 나와야 하겠는데 그 적임자가 당신밖에 없습니다 라고 설득하기 시작한다.
지나 해스펠은 미국에서부터 가져온 USB를 틀어 세계정세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과 한국이 앞으로 공조를 이루며 나아가야 할 정세를 집요하게 설득한다. 아랍권과 중동은 이스라엘이 충분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동북 아시아에서는 대한민국이 그 역할을 해주어야 하겠는데 좌파정권이 들어서서 한.미.일.공조를 무너뜨릴려고 혈안이니 미국으로선 난감한 실정이다.. (이하 생략)"
대구에서 발행하는 大韓新報(대한신보)라는 사이트의 조원홍 박사라는 분이 쓴 <미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출마해 줄 것을 권했다>라는 글의 서문이다. 일부 오탈자만 수정하고 되도록 원문 그대로 옮겼다.
이 은밀하고 놀라운 내용은 '폭로성'으로 쓴 글이 아니다. 이 사이트는 기독교 홍보성 게시물과 극우성 게시물로 채우고 있다. 예컨대 <김대중의 실체를 공개합니다> 해놓고 “폐륜역적 김대중, 김대중은 민주화의 탈을 쓴 악마다”라고 써놓았다. 또한 <윤석열은 박정희 이후 최고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글의 출처가 어딘지 살펴보았지만 기재되어 있지 않아 찾을 수 없었다. 2022년 3월 10일에 게시한 글이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기 두 달 전에 쓴 글이다.
어제 이같은 주장을 하는 이가 또 나타났다. 이번에는 '폭로성'이다. 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선임됐다가 과거 천안함 음모론 등의 발언으로 9시간 만에 사퇴한 이래경 씨이다. 이 게시물을 본 때문인지 아니면 본인이 별도의 경로를 통해 얻은 정보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용은 유사하다.
"2019년 윤석열씨의 검찰총장 취임 직후 당시 CIA 수장인 지나 해스펠이 극비리에 방한해 윤 총장을 면담했다. 당시 미국은 문재인 정부의 미·중 등거리 외교와 북한 포용 정책에 대해 공개적인 비난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한국 차기 대통령 성향에 따라 미국 전략이 크게 영향받는 상황이었다. CIA 면담 이후 윤 총장은 정치·안보 이슈 등을 포함해 과감해지고 문재인 대통령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행보를 보였다."
이래경 씨가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요약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허무맹랑하다. 전혀 사실도 아니며 만난 사실조차도 없다. 민주당이 당내의 자중지란을 모면하기 위해 대단히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평소 대통령실의 대응 조치를 볼때, '미국 정부의 대선 개입'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이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즉각 고발 조치하겠다"라는 발표가 당연시 되는데, 폭로 내용 자체를 부인만 하고 있다. 이도 대변인의 공식 발표가 아닌 언론사의 개별 인터뷰 내용이다.
참고로 지나 해스펠은 CIA의 핵심 조직인 국가비밀공작국(NCS) 국장 출신으로 고문을 서슴치 않는 것으로 악명 높다. 국가비밀공작국(NCS)은 중앙정보국 작전국이라고도 불리는데, 전세계 스파이의 비밀공작을 지휘하는 곳이 작전국이다. 그러니까 지나 해스펠은 '비밀공작의 대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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