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에 홍수로 수십 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그 이전에 이태원 압사 사고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각에서는 무정부 상태라고 말한다.
이 와중에 대통령 부부가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이 장어를 치켜들고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다. 주변 수행원들은 박수를 치고 모두들 신이 났다. 소비가 위축된 수산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란다.
윤 대통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괴담’이라고 말한다. 희석된 오염수가 몸에 해롭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게 사실이라고 쳐도,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우리 국민들은 생선회를 기피한다.
누군가가 소변을 본 우물이 있다고 치자. 그 우물은 몸에 해롭지는 않지만 아무도 그 우물을 마시지 않는다. 같은 이치이다. 대통령으로서 진정으로 우리 어민들을 위한다면 희석된 오염수는 몸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할 게 아니라, 방류 자체를 반대해야 마땅하다.
당사국인 일본 국민들 대다수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특히 일본 어민들은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결사 반대를 외치는 와중에 타국의 대통령이 안전하다며 방류를 찬동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홍수 실종자 수색에 나선 해병대원이 익사를 했다. 학부모의 갑질을 견디다 못한 선생님이 자진을 했다.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이런 시기에 누가 이따위 대통령 행차를 기획한 것일까. 김건희 씨 작품으로 보인다.
김건희 씨는 외국 순방을 나가서 명품 쇼핑을 하다 들킨 데다 어머니가 법정 구속되는 불미스런 일이 연달아 터졌다. 그래도 자신은 건재하다는 걸 과시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부산으로 간 김에 시민들에게 환호받는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 불상사를 대비해 일반 시민들은 접근하지 못하게 멀찌감치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오염수 탱크가 일본 땅 절반을 가득 메우는 한이 있어도, 오염수를 바다에 버려서는 절대 안됩니다. 최근 오염수 방류, 강제동원 등 이슈에 있어서 한국 정부가 잇달아 양보하는 친일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민들의 동의 없이 한쪽 정부가 일방적으로 구애한다고 해서 한일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꼽히는 가와즈 기요에 씨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오늘 민주당 대변인은 이재명 대표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보류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