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송고 '독도는 우리땅' 번개공연 조회수 3천 돌파
박태환
승인
2024.11.08 10:18 | 최종 수정 2024.11.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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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책상 앞에 앉았다. 오전 8시면 어김없이 도착하는 울산시청 메일부터 확인을 했다. 메인에 올릴 기사거리가 보이지 않는다. 요새 시·구·군 보도자료는 온통 축제 투성이다. 서민 경제는 어려운데 울산 행정은 온통 놀자판이다. '있는 놈은 놀고, 없는 놈은 굶고!'
교육청 메일을 확인해 보았다. 선생님들에겐 중요하지만 시민들에게 알릴만한 기사거리가 보이지 않는다. 울주군과 남구 보도자료가 연달아 들어올 시간이라 빠져나오려는 그때, 뭔가를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우스를 하단으로 길게 드래그를 해보았다.
여러 개의 보도자료 맨 끝에 '대송고 독도는 우리땅 번개 공연'이라는 자그만 기사가 보였다. 클릭을 해서 꼼꼼히 읽어보았다. 학교 운동장 내의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500명의 학생들이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이동을 해서 공연을 했단다. 뭔가 촉이 온다. 바로 대송고로 전화를 했다.
"선생님, 이거 영상이 있습니까?"
-제가 담당자인줄 어떻게 아셨어요?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영상 있습니까? 없습니까?"
-있어요.
"메일 주소 알려드릴테니 보내주세요."
-공문 보내주세요.
"...뭐라구요?"
-협조 공문을 보내달라구요.
”.....“
탁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노무 불뚝성질 참! 반성을 하는데도 잘 고쳐지질 않는다. 교육청 홍보실에다 전화를 했더니, 얼마 후 영상을 보내주었다. 요새 선생님들이 학생 관련 보도에 민감하니 이해를 하라고 하면서.
영상 편집 오랜만에 한다. 예전에 카카오톡에서 에러가 발생해 컴퓨터 프로그램이 모두 망가져버렸다. 고가로 구입한 베가스도 날아가버렸다. 그래서 울산시청 영상도 수정 없이 바로 올리곤 했다. 카카오 측에서 배상을 해주니 어쩌니 했지만, 귀찮아서 연락하지 않았다.
급한대로 곰플레이어를 다운받아서 편집을 했다. 완성을 하고 보니 화면 상단에 곰플레이어 로그가 뜬다. 무료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일단 유튜브에 올려놓고 베가스 가격 검색을 했다. 요새 AI 영상편집 프로그램이 뜨고 있기에 할인 행사를 하지 않겠나 싶었는데, 예상이 맞았다.
베가스로 다시 편집을 했다. 영상 제목도 달고 불필요한 앞부분은 제거하고 영상 하단에 자막도 넣었다. 오랜만에 하는 베가스 편집이라 시간이 제법 걸렸다. 기존 영상을 제거하고 새영상으로 교체를 하기 위해 유튜브에 접속을 했다.
건데, 단 하루 이틀새 이미 수백 명이 조회를 했고, 댓글도 몇 개 달려있었다. 모두 학교와 학생들을 응원하는 댓글이었다. 그래서 기존 영상을 그대로 놔두고, 유튜브 자체 편집 프로그램에 접속해 하단에 제목만 새로 달았다.
그게 오늘 자로 조회수 3천회를 기록했다. 그리 내세울만한 숫자는 아니다. 요새 유튜브 활성화로 100만도 넘기는 영상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댓글 하나하나가 대송고와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장하다 대송고 학생들 이쁘고 멋지구나 어느 지역인가 학교장 최고여라" , "대통령보다...니들이 애국자다" , "우리 울산에 이런 멋진 학생들이 있었네요. 너무 멋집니다."
울산 대송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다시 한 번 소개를 드린다. 지금 생각하니, 현 정부에서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도모하는 상황이라 낯선 전화에 경계하신 것 같은데, 이거 되기 잘하신 일이다. 쓰레기는 금방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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