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승인
2024.12.22 11:26 | 최종 수정 2024.12.2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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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집 근처의 병원에 갔다. 4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두 딸과 함께 병원으로 들어왔다. 열 살 안팍의 두 딸 중 큰 딸은 중증장애인이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미소를 띈채 밝은 표정으로 딸을 돌보고 있었다.
진료를 마치고 약을 타기 위해 약국으로 향했다. 또 그 아주머니가 두 딸과 함께 약국으로 들어왔다. 나는 무심코 “힘드실텐데 항상 표정이 밝으시네요”라고 말했다.
순간,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아주머니는 돌아앉은 채 아무런 말이 없었고,환히 웃던 두 딸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뿔싸! 뭔지 모르지만 내가 상처를 주는 말을 한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약국을 빠져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그동안 참아왔던 슬픔이 북받쳤던 걸까. 아니다, 편견 때문이다. 그들을 보통 평범한 가족들처럼 바라보아야 했었다.
어느 아주머니의 미소
어느 아주머니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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