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한동훈 구하기’는 성공할까?

박태환 승인 2020.07.06 22:12 | 최종 수정 2020.07.08 10:38 의견 1
 

한동훈 검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총괄지휘해왔다.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주로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 그 부당성을 역설했다. 윤석열 검찰의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을 훼방놓기 위한 저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어느 날 유시민 이사장은 ‘알릴레오’ 방송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검찰이 눈에 가시 같은 나를 잡기 위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회유하고 있는 모양인데, 쓸데없는 짓이라고 충고하고 싶다. 나는 평생 단 한 주의 주식도 보유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2020년 3월31일 MBC 뉴스데스크는 유시민 이사장의 의혹 제기를 뒷받침하는 단독보도를 했다. 채널A의 법조팀 이동재 기자가 금융사기로 복역 중인 이철 전 대표에게 접근하여 유시민 이사장에 대한 비위사실을 말하라고 회유 및 협박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단순 협박에 그칠 수 있는 이 사건이 왜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느냐면, 이동재 기자가 이철 전 대표를 회유 협박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끌여들었기 때문이다. 녹취록 등을 보면 이동재 기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자신은 특수한 관계이다” 라며 “사실이 아니라도 상관없으니 유시민 이사장에 대한 비위 사실을 내놓으라”고 다그친 것이 드러났다.

결국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배당받아 수사를 하게 됐다. 그러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채널A에 대한 압수수색 단계부터 수사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다. 또 수사팀이 피의자인 채널A 이동재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건의하자, 전문수사자문단의 의견을 묻겠다며 막고 나섰다.

이를 지켜보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윤 총장이 소집한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를 중단시키고,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그 결과만 보고받으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러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다음날인 3일 전국검사장회의를 소집했다. 검찰 내부의 의견을 듣고 장관의 수사지휘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전략이다. 방금 올라온 보도를 보니 전국검사장회의 결과,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는 중단하되, 특임검사를 도입하고, 윤 총장의 수사권 지휘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결론이 났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윤 총장이 원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주도로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막고, 자신이 계속 수사 지휘를 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일언지하에 거부할 걸로 예상된다. 왜냐면 추미애 장관의 서슬 퍼른 행보를 보자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조국 수사’를 비판한 유시민 이사장을 구속시키기 위해 언론과 정치공작을 벌였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 하기 때문이다.

특히 추 장관은 한동훈 검사장의 '유시민 죽이기' 시도에 윤석열 검찰총장 또한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고 보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윤 총장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불투명한 처신을 일삼고 있다고 보는 듯 하다.

과연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인간 추미애’ 특유의 기질로 볼 때, 한동훈 검사장은 물론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일생일대의 위기에 몰려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윤석열 검찰은 ‘조국’을 잡고 ‘유시민’마저 잡으려다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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