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생면 진하리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 울산시 시내버스 노선 변경에 대해 상당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고마운 나머지 일찍 마음을 나타내고 싶었으나, 지역 사회단체나 진보단체에서 노선 변경에 대해 실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기에 선뜻 글을 적지 못했다.

예전에 진하리에는 405번과 715번 두 개의 버스 노선이 있었다. 태화강역행 715번은 50분 간격, 율리 방면의 405번은 120분 간격으로 각각 운행을 했다. 시내를 나가거나, 시내에서 돌아오기 위해서는 거의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 노선이 단 두 개뿐이라 시내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환승을 해서 귀가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버스노선 개편으로 그간의 불편함이 '일거에' 사라졌다. 혹시 나만의 편의를 위한 노선 개편이 아닌가 착각을 할만큼 그간의 불편을 말끔히 해소해 주었다. 정말 고마웠고, 어떤 형태든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고 싶었다.

이번 버스노선 개편으로 415번, 515번, 715번, 735번, 1715번 버스가 운행을 한다. 갑자기 노선이 늘어난 것은, 종점이 남창노인회관이던 노선 2개를 진하공영주차장까지 연장한 때문이다.

또 야간에는 진하-남창-덕신까지 운행하는 버스노선이 없어 불편했는데, 415번과 515번 버스노선을 신설한 것이다. 덕신을 갈 수 없어 불편했던 나머지, 한 번은 울주군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노선 신설을 건의하기까지 했었다. 그 불편이 이번 노선 개편으로 말끔히 해소가 된 것이다.

예컨대 남창이나 진하에 거주하는 온산공단 현장근로자들은 코앞에 공단 굴뚝 연기가 보이는데도 자기 차량이 없으면 출근이 불가능했다. 버스를 타고 망향까지 가서 덕신행 버스를 타고, 덕신에서 다시 공단으로 가는 세 번 갈아타기를 해야 했던 것이다. 이걸 415번, 515번 등 2개 노선버스가 논스톱으로 해결을 해주었다.

더욱 고마운 것은 운행버스 댓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시내를 향하는 415번, 515번, 715번, 735번 버스의 경우, 노선 경로 중복을 최대한 줄이고, 보다 다양한 경로로 운행을 하게 했다는 점이다. 같은 노선이라도 선택에 따라 기존에 두 번 갈아타야 할 곳을 한 번에 갈 수 있게 배려했다는 것이다. 그 치밀하고 세심함이 놀라울 정도였다.

일일이 다 거론할 수는 없지만, 이전과 달리 야음동 롯데캐슬을 경유하게 했고, 구 방송국을 경유하게 했으며, 두왕동 테크노공단을 경유하게 한데다, 온산공단 에스오일을 경유하게 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덕신을 경유해 온산공단으로 가는 415번, 515번 등 두 대의 버스도 각각 덕신 진입 방향과 공단 운행지역을 구분해 승객들이 환승하는 불편을 줄이려 세심한 노력을 한 점이 돋보인다. 415번은 덕신 입구 방향, 515번은 남창중을 통해 덕신으로 진입한다.

시간이 촉박한 주민은 여기저기 거치지 않고 태화강역까지 최단거리로 운행하는 1715번을 이용하며 된다.

이는 지역 사회단체나 진보단체에서 비판하는 것처럼 절대 탁상행정이 아니다. 지역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의 제공을 위한 현장행정이다. 그간 지역주민의 건의 사항을 집계하고 실태를 파악한 후 이번 버스노선 개편에 반영한 결과물로 판단한다.

옛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울산시청 버스노선 담당자가 고향이 서생이라서 진하 주민만 배려했겠는가. 전체 울산 시민의 교통 불편 해소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이번 버스노선 개편으로 일부 지역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한다면, 그건 울산시 버스노선 담당자의 수요 파악에 실책이 있었다기 보다, 주민 만족도 미흡 때문으로 진단한다. 예컨대 수요가 현저히 떨어졌는 데도, 기존 3개 노선에서 2개 노선으로 축소한 데 따른 불만 표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거에 대대적인 개편이었던 만큼 노선 혼동에 따른 조기 불만 표출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전체 노선이 파악되면 제기하지 않아도 될 불만을, 단지 운행 댓수가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미리 불만을 표출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울산시청 앞을 지나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버스 개편 취소해주세요', '너무 불편해요'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진으로 보고 가상의 설을 푸는 게 아니라 직접 목격을 했다. 그들은 “혼선만 빚는 새 버스노선을 고집하지 말고 20여년 동안 사용한 버스 노선을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가까스로 욕설을 참은 그때의 심정을 상상에 맡기겠다. 울산시 버스노선 담당자의 노고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시한다. 시 평가 부서는 비난을 받을 일이 아니라 격려를 해야 할 노고가 있었다고 판단해주길 바란다. 명색이 언론이라, 지역주민의 불만 제기가 잇따르고 있기에 글이 늦어 마음고생이 많았을 담당자에게 미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