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가 지난 2024년부터 운용하고 있는 동구 노동복지기금이 질병과 실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노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동구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노동 복지기금 지원사업 칭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전하동에 살고 있는 50대 주부라고 밝힌 글쓴이는 남편이 건강이 좋지 않아 직장을 그만두게 되어, 생활비로 고민했는데, 동구 노동복지기금 지원을 받아 큰 도움이 되었다며 노동복지기금 지원 사업이 확대되어 더 많은 분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동복지기금은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사업과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등

2개 분야에서 지원 중인데, 특히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사업은 기존의 채무나 낮은 신용도 등으로 시중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연 1.5%의 저금리로 최대 1천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어 상담 문의가 꾸준히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동구가 올해부터 노동복지기금 지원 기준을 대폭 완화한 이후 긴급생활안정자금 융자지원 사업의 상담과 지원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동구는 긴급생활안정자금 신청 기준을, 기존에는 폐업과 부도 등으로 퇴직 시 3개월 이내에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6개월 이내로 신청 기간을 늘리고 500만 원이던 융자 금액을 1천만 원으로 상향했으며, 1년 거치 2년 분할 상환하던 것을 500만 원을 초과해서 융자받을 경우 1년 거치 3년 분할 상환으로 기간을 연장했다.

이런 지원 조건 대폭 완화에 힘입어 긴급생활안정자금 융자지원 사업은 지난 한해 6명이 3천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올해는 3월 말(1/4분기) 기준 10명이 7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분기별 지원 건수가 1.5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6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회사의 경영 악화로 몇 달째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던 40대 주민은 시중 금융기관의 높은 금리 부담으로 대출을 망설이다가 노동복지기금 상담창구를 찾아 상담받은 뒤 지난달 1천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또, 현대중공업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질병으로 무급 휴직한 50대 주민은 고정 소득이 없어 일반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지 못하자 노동복지기금 상담 창구를 방문해 긴급생활안정자금 1천만 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한편,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사업은 지난 한 해 16건(2,354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3월 말 기준 5건(1,044만 원)이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노동복지기금 조성을 시작할 당시에는 조선업 불황으로 실직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노동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았으나, 본격적으로 기금 운용을 시작할 때에는 주력 산업인 조선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다행히도 실직자가 거의 없어 기금 지원 건수가 많지는 않았다"라며 "지원 건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이 신속하게 비상 자금을 지원받아, 실직으로 인한 고통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노동복지기금의 존재 의미가 매우 크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노동자들이 적시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꼼꼼히 보살피겠다"라고 말했다.